[분석+] '최순실 파문' 연루 교수들, 왜 징계는 제각각일까

입력 2016-12-02 11:28   수정 2016-12-02 21:22

안종범 성대에 사표, 김종 한양대서 직위해제
김상률·김종덕 강의중…'정유라 특혜' 이대 교수들 해임



[ 김봉구 기자 ]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대학 교수들 거취가 논란이다. 소속 학교 조치가 제각각이어서다.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 복직해 문제없이 강의하는 경우도 있어 반발이 거세다. 학생들은 이들 교수의 사퇴와 학교측 중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2일 대학가와 그간의 진행 상황을 종합하면 전체 그림이 그려진다. 최순실을 축으로 최측근 차은택과 딸 정유라가 좌우로 펼친 모양새다. 최순실이 줄기라면 차은택, 정유라는 가지다. 이들을 연결고리로 문제의 교수들이 포진됐다.

최순실과 직접 연관된 교수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다. 김 전 차관은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와도 이어져 있다. 안 전 수석은 성균관대, 김 전 차관은 한양대 교수였다. 각각 ‘왕수석’과 ‘왕차관’으로 불렸을 만큼 이번 사태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들이다.

최순실에서 뻗어나간 차은택의 인맥은 숙명여대 교수인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혈연), 홍익대 교수인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학연)에 닿아있다. 또 다른 연결고리는 정유라다. 이화여대 남궁곤 전 입학처장(입시),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학사관리)이 특혜 관계로 얽혀있다.

◆ 연루 교수들 '최' 구속, '차' 참고인 소환, '정' 비리 적발

이렇게 펼쳐놓고 해당 교수들의 현 상황을 대입해보면 전후 맥락과 배경이 뚜렷이 드러난다.

먼저 ‘최순실 카테고리’를 보자. 앞서 구속 기소된 안종범 전 수석은 성대에 사표를 제출해 수리됐다. 구속 상태인 김종 전 차관은 전날 한양대에서 직위해제 당했다. 교수 신분만 유지할 뿐, 강의·연구나 보직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차은택 카테고리’인 김상률 전 수석과 김종덕 전 장관은 각자 학교에서 강의 중이다. 이들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피의자로 입건된 게 아니라 학교가 징계나 제재를 가할 수 없다. 단 수사 상황에 따라 김 전 수석과 김 전 장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유라 카테고리’에 속하는 남궁곤 전 처장과 김경숙 전 학장은 지난달 24일 해임 요구를 받았다. 아직 징계위원회가 열리지 않았으나 해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해임되면 3년간 재임용이 금지된다. 교육부는 이들을 포함한 이대 교수 7명은 중징계, 최경희 전 총장 등 교수 8명은 경징계를 요구했다.


◆ 기소·실형 여부, 학내외 어디서 문제행위 했는지 '관건'

경로부터 다르다. 안종범 전 수석, 김종 전 차관, 김상률 전 수석, 김종덕 전 장관은 청와대와 문체부에 있던 당시 행적이 문제가 됐다. 교수로 있을 때의 일이 아니다. 교원 징계에 관한 사립학교법 61조는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할 때” 징계할 수 있도록 했지만, 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반면 남궁곤 전 처장과 김경숙 전 학장은 입시 및 학사관리에 관한 ‘학내 사안’에서 잘못을 저질렀다. 따라서 소관 부처인 교육부의 특별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가 직접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학교 외부에서 벌어진 일로 교수에 제재를 가할 때는 주로 기소 여부를 잣대로 삼는다. 한양대 관계자는 “김종 전 차관이 기소되면 직위해제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숙대 관계자도 김상률 전 수석의 거취와 관련해 “학교 규정상 기소가 되면 징계위를 구성해 논의할 수 있게끔 돼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 반발이 심해도 실형을 받아야 징계할 수 있는 구조다. 학내 사안이 아니어서 학교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종 전 차관에게 직위해제라는 강제 행정조치를 취한 한양대도 최종적으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징계위를 열어 파면 또는 해임의 중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 안종범 뒤늦은 '먹튀' 논란…일찍 사표 제출해 수리돼

논란은 잠잠하던 안종범 전 수석 쪽으로 옮겨 붙었다. 안 전 수석은 검찰 출석 직전 일찌감치 성대에 사직서를 냈다. 성대 역시 금고 이상 형을 받으면 교수직에서 해직된다. 그런데도 반려하지 않고 곧바로 수리한 것이다. 현재 학교 측은 이미 사표가 수리돼 별도 조치를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는 징계가 아닌 의원면직이므로 재임용 제한 등 불이익이 전혀 없다. 당시 학내 일각에선 “자신으로 인해 학교가 거론되는 데 대한 도의적 부담”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재임용이나 연금 수령 제한(사학연금법) 등 불이익을 감안한 행동”이라는 ‘먹튀’ 의혹도 제기됐다. 대학 관계자들은 대부분 후자 쪽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학법(제54조의5)에 따르면 중징계에 해당하는 비위와 관련해 “형사사건으로 기소 중인 때”나 “감사원·검찰·경찰 및 그밖의 수사기관에서 조사 또는 수사 중인 때”는 의원면직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안 전 수석의 사표 수리가 법적 쟁점이 될 소지가 있는 대목이다.

다만 이러한 대학별 제재 및 징계 차이를 학교의 의지나 판단의 영역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안 전 수석은 기소되기 전 사표를 내 빠져나갈 구멍이 있었다. 그러나 김종 전 차관은 사의를 표하지 않아 휴직제한 조건에 걸렸다. 학교들로선 상황에 따른 조치를 취한 측면이 강하다.


◆ 학생들 거부에도 강의…"물러남으로써 자존심 지켜라"

해당 대학 학생들은 최순실 사태 연루 교수들의 퇴진을 주장했다. 해임 또는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파면은 최고 수위 중징계다. 5년간 재임용이 금지되고 연금도 깎인다. 징계 정도의 차는 있으나 해임이든 파면이든 강단에서 불명예스럽게, 강제적으로 쫓아낸다는 의미가 크다.

학내에 대자보를 붙인 성대생 최민석씨는 “학교 명예를 위해 (안 전 수석을) 교수직에서 ‘파면’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숙대 총학생회는 김상률 전 수석이 교수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안을 학생들 서명을 받아 학교에 전달했다. 홍대 총학생회도 학생총회를 열어 김종덕 전 장관의 해임결의안을 가결해 학교에 제출했다.

그러나 김 전 수석과 김 전 장관은 계속 교수직을 유지한 채 강의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숙대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어서 학교가 조치하기는 어렵다. 김 전 수석 스스로 수강생들에게 ‘수사 결과가 나오면 설명하겠다’는 양해를 구하고 수업을 하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 소재 대학의 한 교수는 “학생들이 스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스승의 권위가 무너졌는데 강의를 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교수도 “대학은 확실해져야 움직이는 느린 조직이지만 학자적 양심으로 유지되는 조직이기도 하다. 문제의 교수들 스스로 물러나는 게 맞다”고 주문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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